White Album2 IC 클리어-역시 마루토 후미아키

1. 전 화앨을 건드리긴 했는데 그리 열성적으로 하지도 않았고 공략이 은근히 랜덤성인지라 보조 캐릭터 둘인가만 공략하고 말았습니다. 뭣보다 당시 화앨 그림체가 영 취향에 안 맞아서 말이죠. 그런지라 소위 올드 팬들이 가지고 있는 화앨에 대한 느낌? 혹은 선입견? 그런 건 없는 상태. 그런지라 이 화앨2는 그냥 별개 작품으로서만 취급합니다.

2. 결론만 말해서 아, 이거슨 좋은 프롤로그였다.
...아니, 정말로 분량을 보나 뭘 보나 이건 그냥 프롤로그임. 물론 그 프롤로그도 상당히 절절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마루토 후미아키의 작품들을 참 좋아하는데 인생 에로게 베스트 10에는 항상 들어갈 파르페 쇼콜라 세컨드 브류나 세상에서 가장 NG한 사랑, 곤약 등 이 사람이 참여한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퀄리티가 좋기 때문이죠. 이 사람의 특기라면 대부분의 수면게들의 특징인 밑도끝도 없는 연애파트 돌입이나 약속된 그 패턴 등에 얽매이지 않고 순간적으로 달콤새콤한 느낌을 참 잘 살려냅니다. 특히 에로게에서는 여캐의 성격이 굉장히 평면적이 되기 쉬운데 비해서 이 사람은 여자들의 수라장 을 그려내는데도 일가견이 있죠. 개인적으로 다메코이에서 전처인 선생과 메인 히로인인 제자가 주인공을 서로 채가기 위해서 빈 교실에서 벌이는 수라장은 에로게 하면서도 가장 명장면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다른 히로인들도 잊을만하면 수라장 참전해줬었고.

이번 화앨2는 뭐랄까,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의 수라장이었던 전작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는 약간 더 질척해졌습니다. 하지만 질척함이 나락까지 떨어지는 건 아니고 좀 소프트한 느낌. 여기서 아마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하는데 아예 드라마를 바라시는 분들은 모자람을 느끼실테고 저처럼 마루토 후미아키 특유의 가벼운 느낌이 살아있는 게 좋으신 분들은 만족스럽게 하지 않으셨을까 합니다. 아마 전작인 화앨은 전자였던 거로 기억하는지라 올드 팬들의 경우엔 약간 평이 미묘한 것 같더군요.

3. 취향에 부합을 한다는 전제를 놓고 보면 역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캐릭터.
주인공부터 보통 병풍이나 정보통 역할을 하는 친구들까지 각각의 개성이 잘 살아 있습니다.
주인공은 마루토 후미아키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유능한 녀석. 성적 우수, 운동 신경 나쁘지 않음, 음악적 재능도 어느 정도는 있음. 노력파, 참견쟁이지만 참견한 걸 다 해결 등등 이런 녀석이 여태까지 인기가 없었다는 게 더 신기할 지경이죠.
친구들도 좋은데 어느 정도 사이 좋은 동급생, 바람둥이에다가 악우인 친구, 그 악우와는 소꿉친구 관계로 시원시원한 성격의 여학생 등등 주변 인물들도 어느 정도 자신의 배역을 부여받고 스토리의 진행에 영향을 줍니다. 특히 저 악우의 역할이 나름 중요한 편.

가장 중요한 히로인 둘은 전형적인 캐릭터 둘에다가 살짝 변화를 줘서 비틀어버린 느낌입니다.
오기소 세츠나의 경우에는 캐릭터 칼라인 흰색처럼 순수 천연계 아이돌 같은 느낌. 하지만 실제로는 어리광이 심하고 뭣보다 욕심쟁이입니다. 게다가 욕심을 위해서라면 사고방식이 자동으로 하라구로로 이행이되는지라 주인공과 카즈사가 여러모로 고생하죠. 다만 의도적인 건 아니고 원래 성격...아니, 이게 더 나쁜건가.
토우마 카즈사는 그보다는 좀 더 전형적인데, 겉보기엔 냉정하고 무관심한 쿨시크 스타일이지만 사실은 겁쟁이에 애정에 굶주렸으며 굉장히 소극적. 그리고 이 성격이 끝내 발목을 붙잡고 말죠.

4. 졸업하기전 마지막 학교 축제에 주인공은 한 번 파탄이 난 밴드를 재건하기로 결심하고 재능 있는 두 명을 끌어들이는 게 바로 세츠나와 카즈사. 준비해 가는 과정에서 세 명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그 중에서도 적극적으로 주인공인 키타하라 하루키에게 대쉬를 하는 세츠나. 1년 전 카즈사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계속 카즈사를 좋아해서 끊임없이 말을 걸고 신경 써 왔지만 감히 그녀에게 고백할 생각을 못했기에 그냥 이렇게 친해지는 것에 만족하던 하루키. 마찬가지로 하루키를 계속 좋아했지만 겁쟁이라서 고백할 생각조차 못하던 차에 갑자기 끼어들어온 세츠나가 하루키에게 마음을 보이자 결국 어쩌지도 못하고 계속 물러서 있던 카즈사.

이런 아슬아슬한 균형 속에서 밴드 라이브가 끝난 그 날, 세츠나가 하루키에게 먼저 고백을 합니다. 카즈사에게 계속 마음을 두고 있었으나 세츠나도 싫어하진 않았고 굳이 따지자면 좋아하긴 좋아하니까 그 고백을 받아들이는 하루키. 그리고 여태까지 응어리져 왔던 균열이 순식간에 커지기 시작합니다.
하루키는 필사적으로 카즈사와의 거리를 벌리고자 하고 카즈사 역시 최대한 친구와 그 친구의 연인을 대하는 태도로 둘을 대합니다. 하지만 그 셋은 언제까지고 셋, 이라는 세츠나의 소망에 의해서 좋건싫건 계속 같이 다니게 되고 점점 더 마음이 심하게 흔들리는 하루키. 그리고 결국 카즈사가 자신 몰래 외국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하루키는 완전히 평정심을 잃고 카즈사에게 고백합니다.
이로서 하루키는 극심한 자괴감와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참으려고 했던 카즈사 또한 결국 참지 못하고 자신의 하루키에 대한 애정을 고백하게 됩니다. 그리고 점점 바뀌어가는 하루키의 모습을 보면서도 어떻게 해서든지 3명을 같이 묶어두기 위해서 노력하는 세츠나.

결국 외국으로 떠나게 되는 날, 세츠나에 대한 마지막 자존심, 혹은 오기로 배웅을 하러 가지 않겠다는 하루키는 세츠나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하려고 하지만 세츠나는 공항에 가지 않는 이상 아무 말도 들어주지 않겠다고 합니다. 결국 공항으로 가면서 자신의 카즈사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는 하루키. 그렇지만 세츠나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고, 알면서도 자신은 하루키와 사귀기로 한 것이라고 담담하게 대답합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3명으로 있고 싶었다, 혼자가 되는 것은 싫었다, 라고 말하면서.

그리고 결국 공항에 도착한 그 둘의 앞에 카즈사가 보이고 하루키는 세츠나가 보는 앞에서 카즈사에게 달려가 키스를 하고 맙니다. 그것으로 완전히 끝장나게 된 세 사람의 관계. 서로가 서로를 배신했지만 서로를 아끼기에 더더욱 상처받을 수 밖에 없었던, 고등학생들의 이야기.

마지막 순간, 떠나가는 비행기를 멍하니 바라보며 세츠나는 하루키를 붙잡고 말합니다. 카즈사의 대신이라도 좋으니, 자신과 같이 있어달라고. 그리고 끝나는 화이트앨범2. 마지막으로 CC의 예고 영상이 나옵니다. 화앨1의 오마쥬인듯 남성스러운 동급생, 고3 후배, OL의 세 명이 추가되는 것 같네요. 아, 선배도 있었나?

5. 개인적으로는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최근에 정신 상태가 약해진 감도 있어서 너무 질척했으면 부담스러웠을텐데 오히려 너무 그러지 않았다는 게 플러스 포인트. 특히 카즈사와 하루키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 등은 꽤나 애절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선과 악으로 딱 나누어지는 게 아니라 셋 다 나쁘진 않지만 나쁠 수 밖에 없도록 만든 정도의 비율도 그렇고. 일단 원래 예정은 이번 겨울에 CC가 나올 것이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 소식도 없는거로 봐서는 미뤄진 모양이겠죠. 사실 미뤄도 좋으니까 제발 퀄리티를 올려달라고 빌고 싶은 문제가 이 화앨2에는 있는데...바로 원화.

6.
내가 진짜 어지간해서는 원화를 가지고 왈가왈부 하긴 싫은데 이번의 나카무라 타케시는 진짜 심했다. 절실해야 할 씬에서까지 난무하는 작붕으로 감동의 절반은 앗아가버린 느낌.
전체적으로 캐릭터들이 코부터 턱선까지가 완전히 망가진다. 그거 말고도 위의 저 발차기 씬 보면 알겠듯이 인체비례도 장난 아니게 개판.
진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돌아와줘요 카와타 히사시. 예전 화앨 그림체는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 이번에 새로 발매한 플삼 그림체는 나 좋아한다규! 아니, 진짜 어지간한 에로게 원화가 누구를 써도 좋으니까 이건 좀 심하게 아니잖아! Innocent grey의 스기나 미키건 아리스 소프트의 오리온이나 우로탄이건 아카츠키의 토모세 슌사쿠건 누구라도 좋으니까 차라리 외주를 맡기던가!

제발 화앨이 늦어지는 게 보다못한 리프에서 원화를 나눠서 담당하건 어쩌건 좀 그런 식으로라도 보강 하고 있어서라고 믿고 싶지 말입니다. 아 정말이지...색감은 좋은 편인데 원화가....천사가 없는 12월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아니, 그 땐 오히려 좋았다고!

덧글

  • 본드래곤 2010/12/27 16:57 # 답글

    화앨2ic의 가장 큰 단점이 원화죠. 원화만 멋들어지게 나왔어도 훨씬 몰입 가능했을텐데 원화가 병신같아서 다망침.
    아마 벌써 발매일 발표 나오고도 남았을 cc가 안나오는것도 원화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원래 올겨울 예정이었는데....씁
  • Allenait 2010/12/27 17:12 # 답글

    진짜 저 작붕만 어떻게 되었어도 훨씬 좋았을것 같네요
  • Uglycat 2010/12/27 17:27 # 답글

    대리석을 너무 각지게 조각했다는 느낌...?
  • 세오린 2010/12/27 18:50 # 답글

    ...뭐랄까 몸따로 발따로[..]
  • 크레멘테 2010/12/27 23:31 # 답글

    뭐랄까 저러고 게임이 나온게 신기할 정도라지요-_-;; 원화... 아니 예전엔 괜찮았던 사람이 대체 왜..
  • 콜드 2010/12/29 12:32 # 답글

    진짜 작붕은 orz
  • 000o 2010/12/31 19:17 # 답글

    진짜 원화는 좀 아니었죠. 특히 저 키스신을 보고 아무런 모에도 느끼지 못했죠.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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