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럼, 브랜디-캪틴 큐와 로열 나폴레옹

웬만하면 이딴 포스팅 하고 싶지 않았지만 워낙에 기념비적인 물건들이라 안 적을 수가 없음.

네, 얼마 전에 동네의 비교적 큰 슈퍼에 갔습니다. 거긴 좀 괴한 식품들을 들여놓기도 하는데 요는 그거보단 술 코너가 굉장히 쬐끄맣게 있습니다. 뭐 있는 게 어디냐마는.

워낙에 술을 좋아하고 홀로 마시는 걸 기본으로 하는 저로서는 이런저런 거 사서 마시는 게 취미 중 하나인데 거기서 눈에 뜨인 게 캪틴 큐. 무려 가격은 쌈빡한 3200원.

개인적으로 술의 도수는 40도가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몸으로서 그런 걸 마실 수 없는 최근에는 그냥 마신다는 데 의의를 두고 주로 주스랑 적당히 섞어마시는지라 저 파격적인 가격과 가끔씩 보이던 저 포스에 낚여서 사마셨습니다.

먼저 생으로 한 입 마셨습니다.

이, 이 맛은...!!!



결론

마시지 마라

힘세고 강한 아침! 만일 내게 묻는다면 나는 왈도를 위해서는 그냥 마시지 마라.
주스에 섞어도 그 텁텁하고 들쩍지근한 단맛이며 다음 날 하루종일 올라오는 메스꺼움과 숙취. 진짜 저 돈이면 그냥 조금 더 내고 소주 두 병 마시는 게 열 배는 이득임. 태어나서 소주가 그 얼마나 훌륭한 술인지 깨달은 것 같은 맛이었습니다.

물론 럼이라는 게 원래 달착지근한 맛이 섞여있는 술이긴 합니다만(원료를 생각하면)이건 무슨 설탕이랑 사카린을 다발로 처넣은 것 같은, 그런 구토가 나오는 단맛이란 말이죠. 진짜 개후회. 다음 날 하루종일 고생했습니다. 왜냐하면 아까워서 다 마셨거든.

그리고 얼마 뒤, 또 같은 슈퍼에 간 저는 바로 그 캪틴 큐 옆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로열 나폴레옹인지 나폴레옹 로열인지 하는 술을 봤습니다. 이번엔 브랜디라네요. 그런데 브랜디 주제에 왜 27도에 머물고 있는 지 실로 의문입니다만 그냥 넘어갑시다.

어쨌거나 왔습니다.

뚜껑을 땄습니다.

...안따져.
아니 돌리면 따져야 하는데 이게 뚜껑조차 제대로 마감이 안 되어 있어서 안 열립니다. 진짜 낑낑거리고 칼질 열나게 해서 뚜껑을 땄습니다. 이 때부터 싫은 예감이 팍팍 들고 어째 뚜껑 안쪽엔 녹물이 나온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건 캪틴 큐보다 약 천원이나 비싼 물건인지라 일단 마셔봤습니다.

........왜 캪틴 큐랑 맛이 똑같은걸까.

캪틴 큐의 악몽이 떠올라서 그냥 딱 한 잔 마시고 버렷습니다. 돈은 아깝지만 술 자체는 하나도 안 아까웠습니다.

결론

마시지 마라


PS 마지막으로 하나 더 생각나서.
럼, 브랜디에 이어서 국산 양주(이렇게 말하면 좀 이상하긴 한데 소위 말하는 분류상) 괴작 하나가 더 있으니 바로 진로 포도주.
...그냥 포도 주스에 소주 섞어 마시세요. 그게 더 맛있습니다.


우리 나라도 술 못 만드는 나라 아니었을텐데 적어도 현대에 와서는 그냥 시tothe망임. 맥주도 그렇고 소주도 그렇고...

덧글

  • Allenait 2011/01/23 00:16 # 답글

    캪틴큐는 제빵용으로나 수요가 어느 정도 있다고 하더군요. 이게 계란 비린내를 없애 준대나 그렇다더군요
  • 미니 2011/01/23 01:04 # 답글

    저것들은 럼이 아니고 주정에 첨가물 처박은 거니까요.
  • 자유로운 2011/01/23 14:02 # 답글

    캪틴 큐랑 나폴레옹은 술이 아니라 제빵용 아이템입니다.
  • 로보카이 2011/01/24 01:36 # 답글

    나폴레옹이 아니라 나폴레'온'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