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운국 이야기 21권 : 참을만큼 참았는데 더는 무리다


읽을 때는 그냥 읽혔는데 읽고 나니 짜증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권.

1. 솔까말 한 10권 중반대, 그러니까 육청아랑 수려랑 티격태격하는 것 까진 괜찮았어요. 저로서는 진소방과의 커플링을 밀지만 육청아랑도 뭐 먼치킨 페어로 괜찮겠지, 하면서 대충 그런 기분으로 봤는데 홍여심이 땡깡부리면서 정유순 징징거리고 정유순이 훗 사실 나야 말로 최종보스 뭐 이러고 툭하면 전국 방방곡곡에서 숨겨진 미청년 미중년 미노년 먼치킨들이 쏟아져 나오고 하나같이 홍수려한테 죽고 못 살고 그 와중에 왕계라는 최종보스가 나온 것까지도 좋았단 말입니다! 그런데! 이게! 대체! 뭐냐고!

2. 막판 채운국 이야기를 지대로 말아먹은 이유로 하나는 미칠듯한 과거 설정 남발이 있고 다른 하나로는 캐릭터폭주가 있다고 보는데 우선 캐릭터 부터. 3명 있는데 첫째가 정유순이고 둘째고 능안수고 셋째가 표류화. 우선 첫째부터 하자면 그냥 사람 좋고 능력 뛰어난 보좌관이면 되었을 것을 봉린이니 뭐니 하면서 숨겨진 명가들이 무슨 고구마 넝쿨마냥 끊임없이 뽑혀 나오는 시초가 되었고 마성의 게이라서 주변 남정네들까지 죄다 쓸려 들어가는 주제에 정작 본인의 목적은 21권까지도 명확치가 않아서 아 이 녀석 어차피 막판에 또 배신 때리겠지 확정적인 마음. 
둘째 능안수는 쉽게 말해서 다삭순 업그레이드 버젼에 가까운데 이 전형적인 '나쁜남자, 하지만 내 남자에겐 따듯하겠지'라는 여러모로 게이돋는 소녀만화틱한 캐릭터! 차라리 규황의는 악덕 상사로서의 면모라도 보였지 능안수는 처음에는 별 비중도 없다가 어느 새인가 정유순이랑 정치적 캐릭터가 겹쳐버리질 않나 행동 패턴은 다삭순 판박인데 왕계쨔응 하아하아 하고 있어서 정신만 사나움요. 얘한테 이렇게 비중 맞출거면 차라리 다삭순을 제대로나 살리고 유순 비중이나 높일 것이지! 솔직히 이건 작가나 편집부가 폭주해서 나쁜 남자 집어넣으려고 발악한 거 아닐까 의심중.

3. 아니, 사실 저 둘까지도 좋았어요. 저 두 캐릭터가 깽판치는 덕분에 공기화된 캐릭터가 몇이며 대체 왜 나라가 저모양 저꼴이 되었는지 모를 정도로 전국에 먼치킨들이 사방팔방에서 튀어나와서 일처리 한 번 미친듯이 잘하는 이 극단의 편의주의적 발상까지도 난 참아줄 수 있었어! 그래! 제로의 사역마에서 어디 사이토가 쓸만한 놈이라서 여자들이 줄줄이 꼬이냐? 아님 카미죠 토우마가 등장 여캐들의 90%를 쓸어가는 건 주인공 보정빨이잖아! 여성향이면 역하렘 지대로 차려도 좋겠지! (솔직히 홍수려가 자기 좋다고 달려드는 남정네들 죄다 걷어차버리는 주제에 정작 필요한 능력만 뽑아먹는 거 보면 혈압이 오르긴 했지만 뭐 육청아한테 호되게 당하기도 하니까 그렇다 치고. 그 육청아마저 결국엔 홍수려 하아하아 되지만)

근데 문제는 표류화.
이건 이미 인간이 아니야. 작가가 메리 수 공인 인증서 찍어놓은 것마냥 정치 지력 무력 매력 하여간 전스탯 만렙 찍고 사실은 이 녀석도 좋은 녀석이었어! 에다가 막판에는 진짜 어처구니가 없어질 정도로 순애 캐릭터로 작가가 밀어주고 전화왕이랑 홍소가랑 표리앵이랑 왕계랑 하여간에 사실은 아이 앰 유어 파더랑 아이 앰 유어 마더랑 하여간 뭐 그리 숨겨진 과거가 많고 숨겨진 혈연이 많은지 그거 죄다 거슬러 올라가면 하여간에 이 표류화가 어떤 식으로던지 얽혀 있고 죽어서까지 훗, 난 아직 죽지 않았어! 하고서는 역시나 훼이크다 이 병신들아 하고서는 튀어나온 영희에다가 인간 세계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설정은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죽을 놈 줄창 살려놓고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야! 하는 팔선까지 뒤얽히니 이건 뭐....

진짜 21권 결론이 뭔줄 아세요? 표류화가 킹왕짱! 표류화님 하아하아! 그러니까 왕계 좆ㅋ망ㅋ 자류휘 이겼다 끗!(아니 뭐 실제로는 안 이런데 이미 왕계 팀 파토 분위기가 사방에서 줄줄 나와서 안될거야 아마)

...그러고보니 표류화 분명히 시작할 때는 극성 얀데레 브라콘이라는 설정이었는데 정작 표류화 본인이 나오고 나니 표리앵은 그저 공기. 존재 의의가 거의 없군요.

4. 저 표류화라는 캐릭터로 대표가 되는 게 과거설정 남발. 특히 뭐 일만 터질라고 하면 팔선이랑 과거 전화 시절엔 사실 이런 복선이 있었지! 하면서 튀어나오는 바람에 아주 전개가 엉망진창이에요. 게다가 표가 특성상 우리 무녀 일족이라서 시발 이능력 존나 잘 쓰면 다 됨! 이러니까 뭐 개연성이란 게 없어 개연성이. 왕계 딸네미도 그렇고 전화왕 여동생도 그렇고 하여간 과거에 뭔 일들이 그렇게들 많았나 몰라. 덕분에 홍수려는 그 혈통빨 한 번 죽이죠. 혈통 덕분에 주변에서 알아서 다 굴려줘.
정유순도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과거 복선 남발이고.

아니 그러니까, 분명히 이야기는 새로운 이야기인데 모든 근원이 사실 과거에는 이런 일도 있었지! 사실 나는 이런 과거가 있었지! 하지만 내 남자에겐 따뜻할거야! 뭐 죄다 이딴 식이야!

그러다보니 정작 초중반부에 캐릭터성을 확립했던 6부 상서들은 전원 공기고 이강유도 공기고 자류휘도 공기고 손능왕도 공기고 피아 가릴 것 없이 준주연들과 조연들은 죄다 공기인데 스토리는 표류화 킹왕짱이 되어서 다음 권에서 자류휘 승리! 로 끝나게 생겼다고....

5. 솔직히 왕계 불쌍하지 않나효. 존나 성실하게 인생 살아오고 존나 오랫동안 공무원일 하면서 준비 착착 다 해놓았는데 그놈의 신선 혈통빨 하나 잘 타고 난 덕분에 홍수려가 판 뒤집어놓게 생겼음. 아니 왕계 혈통도 꿀리는 혈통은 아닌데 홍수려 혈통빨이 그야말로 아우터 갓 레벨이라서 상대가 안 돼.

이 채운국 이야기의 결론이 뭐냐면 본인이 잘나거나 말거나 혈통빨이 킹왕짱이라는 거에요. 아니 홍수려 참 착한 아이지, 존나 열심히 살지. 근데 결국엔 혈통빨이라고. 

왜 그렇게 되었냐면 작가가 스토리를 개폭주 시켰으니까! 이건 뭐 아나킨이 다스 베이더 되는 것보다 더 심해! 과거에 숨겨진 비사가 넘쳐나고 팔선 잉여 샛키들이 툭하면 튀어나와서 성실하게 계획 짜고 열심히 살던 악당들 죄다 망쳐놓고 막판 와서는 표류화가 그야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모조리 다 해결해줬음.

6. 막권 나오면 보긴 할 텐데 보고 나면 진짜 짜증 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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