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R 마작 후기

1. 제 친구 중 하나가 마작을 매우 좋아합니다. 뭐 이래저래 한국 마작 전체의 발전이나 방향성에도 여러모로 영향을 줬지만 지금은 손 뗐는지라 실명이나 닉네임 등은 따로 언급 안 하겠지만 여하튼 그렇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일본마작 뿐만 아니라 이런저런 다양한 마작들을 익히고 있는데 본인이 그 전부터 이 MCR룰로 쳐보고 싶다는 발언을 많이 했던지라 저번과 이번, 이렇게 두 번을 쳐 봤습니다. 그런지라 후기 겸 약간의 설명을 더하는 포스팅.

2. MCR은...국내에 익숙한 용어로 표현하자면 마작 100의 원조 같은 느낌이려나요. 다만 판수 계산을 일본식으로 맞춘 마작100에 비해서 MCR은 점수 계산 방식도 다르고 배패부터 다릅니다. 이것부터 설명하는 게 좋겠군요.

일단 MCR은 우리가 안 쓰는 꽃패를 다 넣습니다. 그리고 그거 말고 원래 중국 마작에는 꽃패 역할을 하는 패 4개가 더 있는데 그건 중국 쪽에서 마작패를 주문하지 않는 이상 구하기 힘드므로 통상적인 일반 마작패를 쓰는 경우 그냥 적도라를 꽃패로 쓰면 됩니다. 즉 꽃패 4개+적도라 패 4개 해서 8개의 패가 더 들어갑니다.

이 경우 1인당 쌓아야 하는 패는 18x2개가 되죠. 통상 17개로 두 줄을 쌓는 것에 비해서 두 개가 늘어납니다. 이러한 꽃패+적도라들은 보너스 개념입니다. 일본식 마작에서는 도라입니다만 통상 일본식 마작에서는 도라가 역에 포함이 되어야 의미가 있는 반면 MCR에서는 이것들은 아예 일반적인 패로 치지 않고 가지가 될 경우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면 그냥 버리거나 아니면 공개하고 옆에 놓은 다음 영산에서 하나 새로운 패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공개된 꽃패+적도라들은 역에 포함되지 않으며 오로지 났을 경우 개당 1점씩 받게 됩니다.

그리고 MCR은 북장까지 갑니다. 다만 일본식 마작에 있는 연짱 개념은 없습니다. 즉, 오야는 그저 단순히 그 라운드에서 가장 먼저 패를 떼가는 사람에 불과합니다. 그 오야가 나건 나지 않건 무조건 다음 사람에게 오야는 넘어가고 오야라고 해서 다른 특전은 없습니다. 그렇게 정확히 4국 16판을 돌립니다.

MCR의 경우 1판이라도 나면 되는 일본식 마작과 달리 점수로 계산합니다. 각 역마다 일정한 점수가 있고(예 : 일색삼보고 6점, 핑후 2점 등등) 나기 위해서는 이 점수가 8점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림이 없어 직관적이 않지만 가령 제가 23 66(만) 456 678(통) 345(삭)을 가졌다고 해 봅시다. 이 경우 제가 4(만)을 쯔모나 론 했을 경우 일본식 마작의 경우 멘젠 당요 핑후로 3판+알파(리치, 도라, 우라도라)로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MCR의 경우에는 멘젠, 당요, 핑후, 삼색삼보고로 11점?이 나겠네요(물음표를 넣은 이유는 저도 역을 전부 외운 게 아니라 못 본 역이 있을 수 있어서). 근데 이게 오묘해서 가끔 핑후만 되고 8점이 안 되서 못 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일본 마작의 경우 최악의 경우 그냥 리치라도 걸어서 날 수 가 있는 걸 MCR에서는 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나하면 MCR에는 리치가 없거든요.

네 리치가 없습니다.

그리고 자잘하게 룰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멘젠을 깨도 핑후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456이 있는 상태에서 7을 치로 받고 4를 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머리에 자기 바람 아닌 풍패를 쓰는 건 안 됩니다. 이거 말고는...더 있던가? 모르겠네.

아 그리고 쯔모일 경우 전원에게 자신이 난 점수+8점을 받고 론(후)의 경우에는 쏘인 이에게 난 점수+8점을 받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8점을 받는 식입니다. 즉, 기본 점수 8점은 론이건 쯔모건 무조건 낸 사람에게 지불해야하는 룰이 있습니다. 덕분에 쯔모가 날 경우 엄청나게 점수가 들어옵니다.

여하튼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몇 가지 룰이 다르죠.

3. 그래서 해본 감상으로 따지면 일본 마작이 수비마작이라면 이 쪽은 공격 마작입니다. 정말로 상대방이 노골적으로 노리는 패라면야 피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기본 자기가 나는 게 너무 힘들기 때문에 자기 패를 어떻게 완성시키느냐에 더 정신을 집중해야 하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신 역이 80개이고 어떻게든 쥐어짜면 만들 수는 있기 때문에 계속 패를 받으면서 이 패로 어떻게 날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재미는 있습니다. ...뭐 동시에 패 받고서 토나오게 아 이건 안되겠구나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8점이라는 제한이 빡세긴 한데 일색삼보고, 삼색삼보고, 오문제, 전불고, 전구인 등등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건 아니거든요.

4. 특히나 개인적으로 잘 노리면 어떻게든 되는 게 전불고랑 대우오 소우오 계열. 전소 전중 전소는 진짜 빡셉니다만 대우오랑 소우오는 해볼만은 하거든요. 그리고 전불고는 국사 달릴 때 보험용으로 같이 갈 수도 있고 조합룡도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노려볼만은 합니다. 오늘도 했는데 대우오랑 소우오는 한 번씩 나왔네요. 전불고랑 국사는 달리다가 망했지만.

5. 다만 하루 1판 이상은 좀 힘들지 않나 하는 단점. 기본적으로 한 게임이 16판은 무조건 돌아가기 때문에 대략 2시간 반에서 3시간이 걸리고 어느 정도 공방 패턴이 정해져 있는 일본식에 비해서는 굉장히 고려해야 할 점이 많아지기 때문에 더 지치는 느낌.

6. 그렇지만 말해두겠습니다. 마작은 결국 좆빨운망겜입니다.

마작도 실력이니 뭐니 하는데 솔직히 말하죠. 실력이고 나발이고 그냥 운 있는 놈이 이기는 겁니다. 오늘도 진짜 한 녀석이 완전 우격다짐으로 자신이 바라는 패를 모조리 다 꽂는 엄청난 신기를 발휘하면서 압도적으로 1위. 전 그 녀석에게 많이 쏘였지만 대신 나기도 여러번 나서 2위로 어떻게 했습니다.

정말 하면서 앞에서 거대한 해일이 몰려오는 절망감이 느껴지더군요. 어떻게 어떻게 8점 채우면 저긴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턱턱 20몇점짜리 쯔모를 내놓으니 뭐....

7. 다만 일본 마작에 질리셨다거나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께는 나름 추천입니다. 마작이긴 해도 스타일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주변에서 좀 지도해줄 사람만 있다면 할만은 합니다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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