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 오펀스 16화-의심에서 확신으로

1. 솔직히 이딴 거 써야하나 싶을 정도긴 했는데 건담 이야기가 아니라 감독인 나가이 이야기는 좀 정리해둘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그냥 개인적 기록 삼아.

2. 16화는 뻔했고(솔직히 저번에 쓴 이 오프닝 글 때부터 너무 뻔뻔한데다가 한심해서 뭐라 해야할지도 잘 모를 기분이었다. 뭐 사실 아오키 에이의 상상력이란 게 말라비틀어진 빵쪼가리보다 빈곤해서 그런 게 더 크지만 그딴 걸 ok 싸인 낸 나가이도 그 놈이 그놈인 수준) 얘들이 지금 몇년도를 사는건지나 의심스러운 그런 스토리 진행과 연출이었다. 

오마쥬, 혹은 패러디라고 억지 쉴드 쳐 줄 마음조차 안 들더라. 그냥 구리다. 얼마나 구린지 구리다는 단어 하나말고는 대체 형언할 정도가 없을 정도로 형편이 없었다. 

그리고 이건 아주아주아주 전형적인 나가이 감독의 특징이다.


3. 감독인 나가이 타츠유키는 나름 입지를 다진 인물이다. 그가 여태까지 참여한 작품 면면들을 얼추 훑어보자면 
'허니와 클로버' 
'토라도라!'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1, 2기'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그 여름에서 기다릴게' 
등을 꼽을 수가 있다.

대충 보이지 않는가?

대충 청춘군상들 좀 나와주고 대충 뭔가 좀 감동적으로 눈물 좀 뽑아주고 대충 얘들이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소소한 에피소드들에서 꺄아꺄아 해주고 그런 거다.

진짜 나가이가 감독 맡은 것들의 90%는 저 똑같은 패턴이다.

문젠 저런 식의 '드라마'(자기가 드라마 이야기를 하니 일단 여기에서는 저 나가이 특유의 감성을 드라마라는 단어로 합의하고 넘어가자)가 강점인 감독으로 한동안 인식되었는데 그 실체는 저 '드라마'말고는 쥐뿔도 할 줄 아는 게 없는 등신이라는 게 이 오펀스에서 아주 확신으로 굳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초전자포 시리즈 애니화는 역대급으로 예산을 쓰레기장에 처박았는데 놀랍게도 사람들이 그 구정물 좋다고 바닥까지 혓바닥으로 싹싹 닦아준 레어 케이스 중 하나로 보는데 거기서 보이던 문제점이 아주 고스란히 이 오펀스에서도 똑같이 나오고 있다.

진행되지 않는 메인 스토리,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여하튼 에피소드 하나씩 분배받는 1회용 캐릭터들, 넘쳐나긴 하는데 써먹을 데는 없는 조연, 위압감도 카리스마도 없는 싸구려 최종보스. 진짜 유일하게 딱 하나 발전한 게 있다면 7화에서의 전투 씬이었는데(초전자포 시절의 전투를 생각한다면 이건 환골탈태 수준) 개인적으로는 이나마도 선라이즈 스태프가 있어서 그나마 나왔다고 생각한다.
설령 그게 아니었어도 테이와즈전 전투를 보면 그게 그냥 나가이가 열 번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 후루꾸였음 후루꾸였지 절대로 그게 실력이 아님.


4. 근데 문제는 이게 초전자포가 아니라 건담이라는 점이다. 초전자포는 그래 솔직히 미사카가 초전자포를 갈기거나 말거나 그냥 4인방이 노닥거리면 대충 그냥 다 해결이 되는 물건이었다는 쉴드나 있다.

근데 건담이 언제부터 인간만으로 돌아가는 물건이었던가? 심지어 미카즈키는 놀랍게도 1화와 2화에서 철퇴로 사람들 머가리 으깨면서 등장한 녀석이었다. 그리고 오르가는 단순한 반항기 소년이 아니라 일종의 독자적 무장세력인 군벌의 수장이었다. 그리고 건담이라는 아주 유서깊고 적 메카와 캐릭터들을 잘 갈아버리는 훌륭한 메카 처음부터 떡하니 주어져 있었다.

그런데 그러한 대단한 설정을 쥐어줘놓고 결국 자기가 할 줄 아는 거라고는 지난 10년동안 해 온 '드라마' 밖에 없으니 그 전철을 고스란히 밟아가고 있는 것이다.

오르가는 직장인 사회초년생으로서 착하고 좋은 사수한테 운좋게 걸려서 가끔 갈굼 받지만 기본적으로 다 도와주고 있고 직장에서 본 연상의 선배랑 썸도 좀 타면서 직장 드라마로 위치를 옮겼고 미카즈키는 전투가 없다보니까 그냥 하릴없이 툭툭 튀어나와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 건담? 메카? 그건 그냥 배경이랑 오프닝용 소품이고.

저런 쓸데없이 극적인 전환 덕분에 극을 이끌어가야 할 두 사람의 캐릭터가 완전히 죽어버렸고 카메라는 혼자 다 차지하면서 비중이 없기로는 건담 히로인들 중에서도 역대급인 쿠델리아가 괜히 이리저리 얼굴은 비추는데 뭐 진행이 되는 게 없다. 마리나야 안 나왔으니까 공기 소리 들어도 그냥 그런가 싶었지 얜 더 웃긴 건 혼자 카메라 절반은 차지하는데도 공기다.

내가 예전에 쿠델리아는 트로피 와이프냐고 했는데 얜 트로피 와이프도 못 된다. 트로피 와이프면 떡이라도 치던가.


5. 게다가 더 열받는 건 그래 캐릭터 치우고 건담 치우고 다 치우더라도 그럼 서사구조나 있던가. 없다. 심지어 내용조차 없다! 대체 여태까지 내용이 뭐가 있었나? 난 전혀 모르겠는데.

제작진이 드라마성 드립 칠때부터 불안은 했지만 시작이 좋아서 에이 그래도 괜찮겠지 했는데 나가이는 자기가 지난 10년동안 우려먹은 걸 고스란히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다. 필요 없어 이 새끼야.

게다가 저 드라마라는 것도 진짜 이번 화에서 아주 마이너스로 절정을 찍었지. 후미탄 뒤질 때 내가 뭘 했냐고 하면 대충 속으로 숫자 세고 있었음. 얜 대체 몇 초 말하고 죽나 싶어서. 차라리 헤드샷으로 깔끔하게 대갈통 터지고 쿠델리아가 뇌수라도 뒤집어 썼으면 몰라.

이러고 나서 다음 화 제목은 쿠델리아의 결의인가 결정인가 그런데 쓰파 전 화성권+지구권이 주목하는, 과거에 엄청난 회의를 집행한 적이 있는 소녀가 여태까지는 결의도 없이 있었냐? 뒷설정은 대체 뭐하러 준거야? 컨셉은 세상물정 모르는 아가씨가 팍팍한 소년들과 마주치면서 현실과의 대충돌! 데카르챠! 유아쇽! 뭐 이러고 싶었던 모양인데 아니 니네들 준 뒷설정은 이미 충분히 이 바닥 굴렀을 아가씨거든?! 진짜 아예 아무것도 모르던 금발 트윈테일 츤데레였음 몰라도 뭐 이딴 등신 같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지금 몇 화를 쓰는거야 대체?

깐다무가 나오고 안 나오고 이전에 지금 24화 중에서 16화까지 대체 니들이 한 게 뭐임?


6. 결론이 뭐냐면, 나가이 이 놈은 글러먹은 놈이니까 앞으로 남은 7, 8화 중에서 우리들이 기다릴만한 그런 전개가 있을 리가 없고 그런 걸 행할 능력도 없음.

키시 세이지랑 같은 과인데 키시 세이지는 저예산 가비지 처리용 특화능력자라고나 하지 얜 진짜 할 줄 아는 게 딱 하나 밖에 없는 발전이 없는 놈임. 

답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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