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v 슈퍼맨 : 정의닦이의 이유

1. 별 기대 안 하고 조조로 봤는데 근래 본 영화 중에서 끝내주게 재미없는 영화. 이렇게까지 영화가 '재미없는' 건 또 간만이네요. 요즘엔 뭐 하면 안 본 뇌 산다는 드립 자주 치는데 이건 안 본 뇌를 살 필요도 없습니다. 너무 밋밋하고 지겨워서 애초에 뇌에 남는 장면이 거의 없어요.

2. 문제점을 구구절절 늘어놓을 기분도 아닙니다만 일단 서사구조가 너무 지저분한데다가 늘어집니다. 게다가 그 늘어지는 가운데서 실제로 의미를 갖는 부분조차 적어서 2시간 30분이라는 쓸데없이 길기만 한 러닝 타임에서 한 45분쯤은 덜어내도 아무 문제도 없을 겁니다. 특히 제시 아이젠버그의 루터는 재미도 없고 보기만 짜증나는데다가 쓸데없이 카메라를 많이 받습니다. 이렇게까지 렉스 루터에게 집중할 필요 자체가 없는데 말이죠.

그 외에도 배트맨 꿈 파트, 저스티스 리그 홍보 파트, 클락 켄트 궁상 파트 등등 필요 없는 파트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이 산만함 때문에 이야기의 제대로 된 중심축 자체가 없어서 그냥 아이디어랑 플롯만 쑤셔박은 잡탕죽이 되었어요. 개별 구성요소나 파트만 뜯어보면 괜찮을 '수도' 있었는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구성을 못하는지 신비할 지경.

3. 그리고 제목이 배트팬이랑 슈퍼맨 맞짱인데 정작 액션 씬은 되게 후잡한데다가 트레일러에서 나온 거 이상도 없습니다. 분량 자체가 굉장히 적어요. 오히려 뒤의 둠스데이 파트가 그나마 더 긴데 문젠 사람들은 뱃맨이랑 슈퍼맨이 쿵쾅하길 바라고 가지 둠스데이 같은 거 바라고 가지 않았다고.

아 덤으로 둠스데이 디자인은 호러블. 못생긴데다가 오크반 좀비반 섞은 느낌이라 멋대가리도 드럽게 없는, 전형적인 서양식 괴물 A. 우리 좀 디자인 잘하자.

...여하튼 그래서 제작비 다 어디다가 퍼부었나 궁금. 왜냐하면 이거보다는 분명히 제작비 적었을 맨오브스틸이 훨씬 더 박진감과 볼거리는 있었습니다. 그 영화가 좋은 영화였는지 문제가 아니라 그냥 눈요기는 그게 훨씬 더 되었다구요.

4. 좋은 점은 벤 애플렉의 배트맨이려나요.

연기도 좋고 그야말로 그뉵그뉵한 어뭬리칸 히어로. ...뭐 영화가 후잡해서 좋은 캐릭터도 별 의미가 없긴 합니다만. 덤으로 이번엔 꽤나 쿨시크해진 제레미 아이언스와의 알프레드와도 조합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놀란 시리즈 뱃맨-알프레드가 유사가족에 가까웠다면 이번에는 좀 더 친근한 악우에 가까워진 이미지. 솔직히 슈퍼맨 궁상 떠는 씬 빼고 웨인이랑 알프레드가 농담따먹기 하는 씬 넣었다면 더 재밌었을 겁니다.

원더우먼도 괜찮았습니다. ...뭐 적어도 등장은요. 그 전에는 딱히 나올 필요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5. 결론은 정의닦이 맞습니다 맞구요. 이유가 뭐가 되었건 이 영화는 매우 재미없고 지루합니다. 솔직히 클라이막스라고 해야 할 둠스데이 파트(이게 클라이막스인거 자체가 문제지만)마저도 맨 처음 1분 정도 빼면 걍 그게 그거라서 마찬가지로 지루합니다. 근데 문젠 이거 오락영화잖아요? 재미가 있어야 하잖아요? 없어요, 재미가 없다구요.

요는 망작.


PS. 조드 장군 안습.

덧글

  • rumic71 2016/04/02 19:32 # 답글

    알프레드가 M이고 브루스가 JB같아 보여서 저로서는 좀...
  • Uglycat 2016/04/02 19:35 # 답글

    단언컨대 렉스 루터는 히어로무비 사상 최악의 트롤러입니다...
  • Arcturus 2016/04/02 20:06 # 답글

    맨 오브 스틸의 그 압도적인 액션은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평범한 블록버스터 수준에서 한 치도 못 벗어났더군요;;;
  • 코토네 2016/04/03 00:01 # 답글

    막판에 맨 오브 스틸 수준으로 부수고 다녔으면 그나마 볼만했을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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