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넥센 히어로즈 야구 끝

1. 넥센 히어로즈의 2018년 야구경기가 끝났습니다. 어젯밤에는 열통이 뻗쳐서 야구 안 보는 동생이랑 다른 이야기로 수다 떨면서 술먹으면서 풀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조금은 마음이 진정되었으니 그래도 정리하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2. 어제 투수교체에서 아쉬운 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안우진을 1타자만 상대 안 하고 더 끌고 간 것, 그리고 신재영이 김강민에게 한 방 맞고 아 싶었을 때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었을 때 바꾸지 않은 것.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신재영 말고 던질 놈 없기도 하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지막 선택은 이해가 되나 역시 안우진 선택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보근이건 김상수건 오재원이건 미리 올렸어야 했어요. 물론 야구는 결과론입니다만 안우진은 딱 올라온 순간 부터 포스트 시즌을 씹어먹던 그 포스가 없었고 그건 당연한 겁니다. 그 점은 두고두고 아니지 않나 싶어요.

3. 사실 투수들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아직 실제가 어떤진 몰라도 조상우가 이탈해서 가뜩이나 없던 불펜진이 완전 나가리가 되었고 선발진도 이승호+안우진 땜빵으로 갔다고 치더라도 리그 최고의 우완이 된 최원태가 부상으로(그러고보니 정확히 부상이 뭔지 모르겠군요. 단순 통증인지 아님 어디가 망가진건지) 이탈한 상황에서 없는 투수력을 어떻게든 쥐어 짜내면서 온 것이니까요.

사실 나머지 추격조...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얘들을 안 쓰고 신재영을 둔 선택은 올 시즌 전체를 보고 나서는 이해 못할바는 아닙니다.

잘해줬어요. 특히나 이승호+안우진 세트 콤비. 정말로 분투했습니다.

...다만 내년에는 제발 투수 좀 잡자...야 상식적으로 이보근 김상수 오주원이 필승조인게 말이 되니....

4. 야수진들도...다 잘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제 군대 가야하는게 무지막지하게 아쉽지만 임병욱이 드디어 툴 포텐이 터지기 시작했다는 게 가장 고무적이네요.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임병욱 밀어왔던 입장에서는 플옵에서 드디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 게 매우 기쁜 일입니다. 어제도 수비랑 타석 모두에서 매우 좋은 활약도 펼쳤고 특유의 주력으로 2루에서 폭투 하나로 홈스틸까지 시도한 장면까지 그야말로 보여줄 건 다 보여줬습니다.

그냥 군대 가서 부상만 당하지 말고 와주렴.

김혜성의 실책이 회자되지만 이제 겨우 스물 된 얘가 이런 큰 경기에서 한 번쯤 실수할 수도 있죠. 플옵 와서 실책들을 보여줬지만 실질 이제 겨우 풀타임 1년차인 핏덩이가 이 정도면 충분히 잘 한 겁니다. 아쉽다, 고 할 순 있어도 비난할 순 없습니다. 오히려 괜히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어서 잊고 내년을 준비하라고 하고 싶네요.

그 외에도 부쩍 성장한 주효상, 약간 기복이 있어도 전체적으로 훌륭한 타격과 무난한 수비를 보여준 송성문 등 주전급 젊은 야수들도 잘 해줬습니다. 굳이 약간 아쉬움을 토로하자면 김규민이겠네요. 홍성갑이나 허정협등이 수비가 개판이라 상대적으로 백업들 중에서는 1순위인데 아무리 그래도 빠따가 좀...

다만, 박병호랑 김민성은 솔직히 막판에 세탁한거지 너무 심각했습니다. 정말로.

김민성이야 올해 프런트에서 잡을 생각도 없을테니 그렇다 치지만 박병호는 그게 뭡니까 대체. 예전에 니퍼트 상대로도 내내 삽 푸다가 동점포 쏴서 세탁했지만 그것도 한번이지 플옵 뿐만이 아니라 포시 내내 4번에 박혀서 삽만 푸다가 그거 한 방으로 세탁하려는 건 말이 안 되요. 매번 포시오면 진짜 답이 없을 정도로 바닥 파고 드는데 이거 분명히 고쳐야 합니다. 말이 안 되요. 이번 경기도 진작에 2루타 하나라도 쳤으면 훨씬 더 편하게 갔을 것을.

5. 되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파란만장하면서도 대단한 팀이었습니다.

(다시 돌아올진 모르겠지만) 조상우, 박동원, 최원태, 이정후가 다 빠진 상황에서 여기까지 온 겁니다. 리그 수위급 계투, 주전포수, 리그 최고 우완, 리그 탑 리드오프 전부 다 빠진 상황에서요. 

야수진이고 투수진이고 평균 연령대가 전 리그에서 제일 낮을 거에요. 

정말로 쭉쭉 성장하는 맛이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그 점만큼은 부정할 수가 없네요.

그리고 근래에 가장 좋은 포스트 시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뭐가 좀 더 쓰고 싶은데 아직 마음의 정리가 잘 안 되는군요. 뭐 더 생각나면 나중에 쓰는 것으로.

PS. 아 그래 하나 더. 내년엔 그래서 무슨 히어로즈가 되려나...

덧글

  • 1월 2018/11/03 13:43 # 답글

    사실 마무리와 포수가 나가리된 시점에서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은 포기했는데, 여기까지 싸워줬다는게 기적이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네요.
    어제 경기의 씁쓸한 점들은 그냥 그거 생각하면서 잊는걸로 ㅠㅠ
  • Barde 2018/11/03 21:33 # 답글

    카카오 히어로즈요 (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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