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베스트 애니메이션-3. 2012년

1. 대풍년인 시즌입니다. 제 취향에 맞는 것만으로도 생각보다 추리기 까다로웠는데 제 취향 밖이지만 명작으로 꼽히는 것들까지 더하자면 정말로 7~8년에 한 번에 올 정도로 명작들이 쏟아져 나온 해였습니다.

제 취향 아니라서 안 보거나 보다가 치웠지만 명작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대충만 읊어봐도 우주형제, 마기, 빙과, 언덕길의 아폴론, 치하야후루 등등 짱짱한 네이밍들 엄청나죠. 뭐 반대로 개인적으로는 별로 취향 아니었던 것들이라서 제 리스트엔 없습니다만 일단 예의상 언급.

아 근데 전 빙과는 레알 극혐함. 캐릭터부터 스토리까지 진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그렇게 저한테 혐오감 불러일으키는 애니 드문데 그 애니는 그 조건을 충족합니다. 뭐 취향이 그렇다는 거지 걍 꾹 참고 좀 봐 본 결과 고평가 받을 퀄은 있다고는 생각합니다만...아니야 다시 생각하니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2. 그럼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일종의 공로상 내지는 언급하고 싶은 부분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우선 시즌제 들어간 물건들은 그냥 맨 처음 1기 방영했을때만 언급합니다. 이 때부터 아예 기획부터 시즌제로 간 물건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매번 그거 나눠서 하자니 사실 그런 시즌제 태반이 결국 원작 따라가는 물건들이라 굳이 언급해야 하나 싶더라구요. 오리지널이면 모르겠는데.

여튼 순위 시작 전에 번외로 언급할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extra 1. 루팡 3세 미네 후지코라는 여자(번외)
몇몇 분들에게는 걸작이라고 칭송받았던 물건이고 저도 중간 띄엄띄엄 몇 화 봤습니다만 확실히 '대단한' 물건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거 상업적으로 낼 물건인가 하면 그건 좀 아닌 것 같기도 하고...애초에 루팡3세가 굉장히 오래된 프랜차이즈이기도 한지라 일부러 그 레트로함을 살리는 느낌을 주는 물건인데 그중에서도 유쾌한 활극편인 루팡3세가 아니라 이래저래 썸도 타고 같이 활약도 하지만 완전 넘어가지도 않는 미네 후지코라는 캐릭터를, 여성 감독과 여성 각본가가 만들어낸 물건이죠.

걸물이냐 아니냐 하면 걸물이긴 한데 시대적으로도 그렇고(물론 2012년도 벌써 8년 전입니다만) 제 리스트에는 들어오기 힘든 물건. 다만 평 자체는 좋은 물건인 만큼 이런거 저런거 봐 보고 싶다, 또는 여성 제작진의 결과물이 어떤지 궁금하다 하시면 도전해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extra 2. 페제 2기
1기에 비해서 전 2기는 평가가 떡락한지라 굳이 따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만...아오키 에이 조금만 더 잘 만들지

extra 3. 아쿠에리온 EVOL
아 좀 카와모리 아저씨...내가 보면 이게 이 양반이 그나마 정신줄 좀 붙잡고 메인스트림으로 따라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는데 결국 또 막판에서 조졌지!! 아니 멍멍이가 대체 뭐야 멍멍이가...아니 내가 수간물 좋아하긴 하는데 그럴거면 아예 진짜 개로 넣기나 하던가!!

extra 4. 리틀 버스터즈.
이거 12위로라도 넣을까 말까 무지하게 고민했던 물건인데 결국 탈락. 다른 것보다는 게임을 너무 재밌게 했던지라 지금도 남아있는 게 게임의 이미지이지 애니의 이미지가 없음. 그렇다는 건 결국 애니로서는 별 가치는 없다고 느껴져서.

3. 그럼 시작

12위 미래일기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끝은 미약하리라....같은 작품이죠. 1화였나 2화였나에서 유노 얀데레 연출+연기로 인지도는 떡상했습니다만 사실 원작도 중간에 영 시원치 않았던지라....뭐 그래도 유노 보느라 보는 맛은 있었던 작품.

11위 하트 커넥트
원작을 꽤 좋아했었습니다. 뭐 라노베가 다 그렇듯이 막판엔 영 별로였지만. 매너리즘 타파하겠다고 신캐릭터를 넣었지만 기존 캐릭터들하고 딱히 잘 어울리지도 못함. 

뭐 원작은 치우고 애니로만 말하자면 원작은 좋은 부분들을 나쁘지 않게 구성해냈습니다. 왕도 청춘물이기도 하고...다만 중간에 아슬아슬 ntr 들어가는 파트가 있는데 거기에 좀 더 힘을 실어주거나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아쉽.

10위 요르문간드
잊을만 하면 한 번씩은 나와주는 열도식 훗까시 액션물이죠. 그나마 가장 비슷한 테이스트라면 블랙 라군 아닐까 싶습니다만 그나마 비슷하다는거지 사실 아주 닮지도 않았어요. 기본적으로 블랙 라군은 주인공 포지션인 록부터 최대한 잘 봐줘야 혼돈 중립이고 작중 행동을 보면 그냥 방식이 희한하다는거지 결국 행동은 중립 악 수준이라. 

여긴 그보다는 코코랑 그...남자얘,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 하여튼 걔랑 듀얼주인공에 좀 더 가깝죠. 그리고 정말로 내일이 없는 인생들을 사는 블랙라군에 비해서 여기는 코코는 다 계획이 있구나~하면서 여하튼 뭔가 있다고 날리고. 

뭐 이것도 원패턴인지라, 그리고 아쉽게도 블랙라군에 비해서 개별 캐릭터가 한 순간에 뿜어내는 병신스러운 간지는 약한데 주인공들은 기본 너무 센지라(뭐 막판이야 좀 다르지만 솔직히 막판 빼놓고는 주인공들이 너무 강해서) 뭔가 그 애매한 아쉬움을 넘을 듯 넘을 듯 하다가 결국 넘지 못했습니다.

아 그래도 초반부의 그 노팬티 여자애는 좋은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징크스라니 벗어줘야지. 차라리 섀도우 팰콘마냥 그런 병신 같은 얘들이 막판에도 나와줬으면 더 재밌었을텐데.

그리고 ost도 좋았던 작품.

9위 남자 고교생의 일상
후반부 가면 약간 어...일상...? 싶은 부분들도 있긴 합니다만 기본적으로 그 길 가다가 용사로서 각성하는 에피소드라던가는 아 시발 그랰ㅋㅋㅋㅋ하면서 볼 정도로 그 때 그 병신 같은 마음...아니야 생각해보니까 마음만은 아직도 있는 것 같아...여튼 남자 중고교생들이 할 법한, 평상시의 병신같은 짓거리들이 줄줄이 나와서 마음이 훈훈했죠. 나중에는 좀 할 게 없는지 여고생 일상으로도 넘어가고 그랬는데...거기야말로 좀 쥐어짜는 느낌이 들어서 애매했지만.

여튼 이건 개그보다는 일상물로서 정말 충실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개그는 개그대로 강력하지만 베이스가 일상물이라 훈훈한 그런거.

8위 메다카 박스
정작 가장 재밌는 쿠마가와 미소기 파트 시작하려다가 말아버린, 좀 안타까운 작품입니다만 애초에 재미가 없던 1기에 비해서 2기 어브노멀부터는 그래도 흥이 오른 작품인지라 좀 아쉽다면 아쉽죠. 스토리가 어정쩡하긴 하지만 애니로서는 딱 셀링 포인트를 잘 잡은 작품이었습니다. 성우도 빵빵해 액션이랑 연출도 나쁘지 않아...아주 정석적인 배틀물이었죠.

그리고 저번에도 말했지만 저는 비슷하면 무조건 능배물 쪽에 손을 들어줍니다.

7위 사키 아치가편
토야마 나오가 원교 빗치로서 본격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한 작품 아닌가...싶기도 한데 이건 오래되서 기억이 애매하네요. 여튼 뭐 사키 시리즈죠.  
빤스 안 입고, 다 백합인 백합 월드고, 시발 저게 말이 되냐 나는 현실에서는 텐파이도 어려워 뒤지겠는데 ㅅㅄㅂ 하면서도 최소한 마작치는 사람이라면 안 볼 순 없고.

개인적으로 미야나가 테루가 원판보다 여기에서 먼저 등장하면서 스바라~등등을 날려버리는 파트 연출은 지금 봐도 아쉬움 없을 정도로 진짜 쫙 뽑아낸 명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런 캐릭터물이야 캐릭터 쩔게 만들어서 팔아먹으면 그게 대흥행작 갓명작이지 뭐가 더 필요하겠습니까.

6위 기어와라 냐루코상
열도에서 크툴루 모에화, 오마쥬, 변주곡 등등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만(개인적으로 결국 본능적으로 촉수를 사랑하는 특성이 있는 게 아닌가 싶음) 개 중에서도 가장 흥행한 작품 중 하나죠. 다른 거로는 coc 정도 있을라나요. 

한동안 하락세이던 아스미 카나가 본격적으로 부활한 작품이기도 하고...애니 자체, 음, 그러니까 동화나 연출이나 뭐 그런것만으로는 썩 뛰어나다고 하긴 힘듭니다만 중요한 순간에는 힘 빡 주고, 아주 템포 좋게 구성을 한지라 원작 보다가 그만둔 제 입장에서도 재밌게 본 작품입니다.

원작이 있는 애니로서 아주 모범적으로 만들어진 사례 중 하나죠. 오프닝도 좋아서 1기 2기 아직도 듣고 있습니다.

5위 어나더
전체적인 평은 낮았던 작품이고 솔직히 막판에 밝혀지는 트릭...? 설정...?은 뭐야 씨발 하게 만드는 좀 병신 같은 면이 있습니다만 왜 이렇게 높느냐 하면 열도 애니치고 이 정도로 빡세게 캐릭터 죽는 모습 잘 묘사하는 작품이 없어요. 아니 정말로, 거의 탐미적인 수준으로 캐릭터들 열심히 잘 죽여대는데 보면서 되게 기분 좋았습니다.

특히 그 창틀에서 떨어져서 기묘한 브릿지 자세라던가 백드래프트 통구이라던가 여하튼 아 얘는 어떻게 죽을라나 매우 기대가 되던. 트윈테일은 그래도 살아남길 바랬는데 츤데레에게 세상은 냉혹했습니다. 여하튼 스토리는 신경쓰지 말고 아 이번에는 누가 어떻게 죽을라나~하는 일종의 료나물로서는 저는 매우 고평가.

4위 하이스쿨 dxd
보통 이런 작품이 이 정도로 오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만...그리고 애니 자체로서는 사실 10위권 턱걸이라고 개인적으로도 생각합니다만 그냥 1기만 따지고 봤을 때는 전 이 작품 정말로 좋아합니다. 그야말로 소년이 원하는 힘! 배틀! 미소녀! 모든 것이 다 있다!!

게다가 엔딩으로 말하자면 단순히 2012년이라던가, 2010년대도 아니라 역대 베스트 엔딩에 들어가야 할 수준으로 최고죠. 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다 좋다는 것을 알려주는 좋은 예시랄까...개인적으로 정작 투러브루 다크니스는 썩 고평가할 마음이 잘 안 드는데 이건 왜 이리 좋은지 잘 모르겠군요. 아 말 나온 김에 투러브루 다크니스는 토요사키 아키가 요망하게 연기 잘 하긴 했습니다만...흐음.

3위 죠죠의 기묘한 모험
나는 인간을 그만두겠다!1 죠죠!!
즈큐우우우웅!!! 

...랄카 이 시리즈 이렇게 오래됐냐...3부부터 재탕이나 해볼까...

뭐 대충 설명 됐죠?

2위 사이코패스 1기
의외라면 의외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우로부치는 악역도 악역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주인공을 멋지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시작이 에로게라 주인공 시점으로 진행되는 데에 익숙해서 일 수도 있고 아니면 기본적으로 인간이 삶은 헤쳐나가는 모습 그 자체를 잘 그려내는 사람이라 그런지도 모르지요. 페제의 키리츠구만 하더라도 너무 망가져 있어서 그렇지 기본적으로는 영웅상의 일종이기는 해요.

다만 이 작품에서만큼은 마키시마 쇼고가 모든 것을 다 이끌어나가는 작품이 되었고 그 마키시마 쇼고는 열도 악당 중에서도 굉장히 인상깊은 악당으로 남게 되었습니다(물론 애니메이션은 각본가 개인 작업이 아닌 단체작업이고 우로부치는 원안만 맡은지라 이러한 결과물이 나오기까지는 당연히 감독, 각본가, 기타 스태프 등 모든 이들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당연합니다만 우로부치가 완전히 손을 뗀 2기, 3기가 스토리적 면에서 얼마나 괜찮았는가...하면 솔직히 1기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2기는 우부타카 토우가 나름 실력발휘를 했지만 1쿨이라는 지나치게 한정적인 시간 내에서 애니로서의 퀄리티가 떨어졌고 3기 시리즈(극장판들)은 비주얼적으로는 여전하지만 정작 내용 면에서 뭔가 있는가? 하면 명확한 목적의식이라는 게 제대로 느껴지질 않습니다. 그냥 어떻게 해서든지 코우가미를 도로 살려내려는 부두술에 가깝다고 보이지.)

SF라는 장르가 기본적으로 기저에 깔고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만 사이코패스는 개중에서도 유달리 직접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이래도 좋은걸까? 이런 건 괜찮은걸까? 만일 그렇다면 나아가서 이런 문제는 어떨까? 하고 말이죠. 그리고 그러한 질문을 던지기 위한 입으로서 마키시마 쇼고가 직접적으로 질문을 던지기에 열도산 악역답지 않게, 굉장히 지적이고 우아하게 보였죠. 사쿠라이 타카히로 최전성기이기도 했고...물론 지금도 전성기이긴 합니다만 당시엔 정말로 뭐.

여튼 그래서 좋은 SF물이었습니다. 후반부에 후생성 노나 타워 이후로는 좀 맥이 빠진달까 지나치게 '열도식 수사물'로 가버리는 바람에 김이 새버리는 사족스러운 구성이 안타깝다면 안타깝지만 그걸 감안해도 여튼 후생성 타워까진 좋았어요. 거기서 SF물로서 사이코패스는 끝나고 그 이후는 아마 총감독이랑 프로듀서 입김이 굉장히 강하게 들어가지 않았을까 추측중.

실제로 그 이후로 그 제작진이 만드는 방향성 보고 있자면 애초에 sf물로서 그리 고민하고 있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1기 부분의 피날레, 그러니까 마키시마가 오료 리카코 손절하고 타이터스 안드로니커스를 읊어주고, 그 후 유키를 처형할때까지의 흐름은 정말로 좋아하고 아직까지도 기억에 진하게 남아있습니다. 아아 누구보다도 문학을 사랑하신 문학청년...

1위 걸즈 & 판처
걸즈 앤 판처는 좋은 문명입니다.

그냥, 그냥 걸판을 보세요. 이 프랜차이즈 아직까지도 갓-흥행하고 있다구요. 진짜...이 물건은...그저...갓....극장판까지 가면야 천상계지만 정말로 이 물건은 그냥 갓이에요.

특히나 이 정신 나간 설정을 밀어붙인 게 그저 최고야. 게다가 캐릭터도 최고고, 연출도 최고고, ost도 최고지. 그저 갓갓 애니.

3. 새삼 쓰다보니까 기억이 흐릿해지기도 하고 기억은 나도 평가가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고 이래저래 세월이란 무섭네요. 아니 좋은건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보통 세간에서 명작 평가 받는 거 별로 안 보는 B급 취향인 거 같기도 하군.

덧글

  • Uglycat 2020/05/03 22:33 # 답글

    개인적으로 PSYCHO-PASS 1기는 완성도가 높은 건 인정하는데, 최종화에서의 아카네의 행보가 이해불가인 게 큰 마이너스 요소였습니다...
  • 존다리안 2020/05/04 17:44 # 답글

    천년 역사의 전차도권은 무적!
  • 괴인 怪人 2020/05/05 13:44 # 답글

    여고생과 탱크의 조합이 2010년 이후를 이끌었습니다!
  • 마야카 2020/08/06 23:06 # 답글

    빙과 재밌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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