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베스트 애니메이션-4. 2013년

1. 아무것에도 집중을 못 하겠는, 매우 컨디션이 꽝인 상태라 차라리 손놓고 있던 이거나 쓰자 하는 마음. 하지만 머리가 제대로 안 구르는데 이걸 잘 쓸 수 있을까...?

2. 근데 막상 쓰려고보니 굵직한 작품들은 있지만 숫자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은 해였습니다. 물론 이건 제 마이너 취향이 개작렬하는 바람에 유명작품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 리스트에는 안 들어간 것도 있습니다.(예 : 진격의 거인)

3. 8위 화이트앨범2
솔직히 애니로서는 걍 완전 후잡한 물건입니다만...시간이 지나도 훌륭한 성우들의 연기와 어떻게든 그래도 스토리를 이어가서 마지막 공항의 공개처형씬까지 갔기에 약간 특별출연 비슷한 물건.

이 게임 팬 아니시라면 뭐 굳이 볼 필요는 없습니다. 게임...도 당시 나카무라 타케시가 완전 맛탱이가 간 기간이라 송곳킥의 전설도 남기는 등 단점도 있지만 진짜 마루토 후미아키 인생 역작이라고 본인이 공언할 만큼 공들여쓴 스토리와 뒤통수를 아주 후려치는 전개등이 일품인 물건이니까 기회 닿으면 해보세요. 개인적으로는 떡씬 있는 피씨판이 낫지만 뭐 플포판이 연출은 낫다니까...

7위 기어와라 냐루코양W
저번에도 언급한 냐루코양. 2기 들어와서는 원작도 좀 늘어지는 파트고 해서 전개가 난잡한 감이 있습니다만 단점보다는 장점이 커서 유쾌한 물건. 여전히 오프닝은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6위 오레이모 2기
역시나 마찬가지로 2기. 아마 여기서 쿠로네코 포텐이 폭발하면서 사람들이 엄청 하악댔겠지만 전 이 시리즈는 진짜 1의 흔들림도 없이 1히로인 키리노 1.5 히로인 아야세기 때문에 솔직히 쿠로네코는 뭐 그닥...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잘 만들긴 한 러브코메죠. 2020년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만한 러브코메 애니도 잘 없어요.

5위 은수저
우리 소여사님이 만든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인기는 덜한 시리즈입니다만 그래도 저도 초반에는 만화책 사서 모을 정도로 좋아했었습니다. 참 즐거워 보였죠 농고생활. 다만 순위가 미묘한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애니 자체로서는 뭐 그리 특별할 게 없었습니다. 똑같이 소여사님 작품이라도 강철의 연금술사는 그래도 애니만의 확실한 임팩트라는 게 있었는데 은수저는 뭐...무난한 느낌이었던지라.

4위 은하기공대 마제스틱 프린스
여기서부터는 정말 고민했습니다. 남은 작품들이 죄다 좋아하는 작품들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그나마 좀 별로인 걸 꼽자면 바로 이 작품, 은하기공대 마제스틱 프린스.

개인적으로 캐릭터 디자인+초반부의 굉장히 느릿한 템포가 이 작품만의 맛을 끌어냈지만 동시에 대중적인 평가를 받기엔 힘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사실 이미 7년 전이지만 이미 당시부터 히라이 히사시 원안은 좀 낡은 느낌을 주고 있었던지라 비주얼적으로 그리 끌리지도 않았고 시드+시뎅의 악명이 그 이후에도 이름을 떨치고 있었죠. 저도 별 기대는 안 하던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초반부에 느리게 가면서도 중간중간 나오는 무거운 설정들, 그리고 각각의 개성이 확실히 부여된 5명의 전대, 메카 등등 분명히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2쿨째 들어서면서 쾅 제대로 터지죠. 특히나 마지막 최후전투는 개인적으로 역대급 전투씬들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전체 배틀 파트에서 5인 협동으로 싸우는 씬을 봐도 그렇고 마지막에 주인공이 보스랑 붙는 개별 씬도 그렇고. 특히나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었던 건 난전이 벌어지던 와중에 적 함대가 Z축 선상에서 아군편을 향해 내리꽂는 것. 아니 우주전투인데 맨날 XY축에서만 놀아서 왜 저러는거야 싶었는데 별동대가 위에서 들이받는 게 참 좋았던 기억.

여하튼 지금 다시 봐도 좋을 법한 작품입니다. 다만 초반의 느린 템포를 즐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게 약간 난점이기는 하죠.

3. 킬라킬
다른것보다는 ost가 쩌는 작품으로 기억하네요. 이 때까지는 사와노 히로유키가 좀 다양하게 잡았는데 이 이후부터는 너무 원패턴이 되어버린 것 같음. 어쨌거나 개쩌는 오프닝(1기랑 2기 모두)에다가 그야말로 호쾌하고 레트로한 진행. 한껏 과장된 액션과 그 안에서 단단하게 자리를 잡은, 개소리 같지만 그래도 한번쯤 생각하게 되는 '옷'에 대한 생각 등등.

사실 이런작품은 구구절절 말로 뭐라 하는것보다는 역시 보면서 느껴야 하는 류인데 말이죠. 여하튼 제가 위에서 구구절절 쓴 은하기공대 마제스틱 프린스 이상으로 놓는 작품이니만큼 매우 흥미롭게 봤습니다. ...다만 트리거는 아무리 그래도 중간에 너무 낡은, 진짜 거인의 별 시대스러운 진행을 꼭 하나씩 넣는데 그것만 좀 어떻게 해주면 좋겠음.

2위 취성의 가르간티아
아니 개쩌는 원안과 우로부치가 만났는데 이렇게까지 건전해도 되는 것인가, 좀 더 유열적인 전개가 이루어져야 하지 않나 싶긴 했는데...전체적으로는 단단한 SF물, 좀 개인 코어적으로는 위에 언급한 마제스틱 프린스랑 마찬가지로 전투씬들이 아주 훌륭했던 물건입니다. 1화에서 나오는 히디어스와 인류은하동맹의 거대규모전투라던가 7화 즈음에서 나왔던 구 지구인들 사이의 다툼에서 지나가듯이 보이는 당시 무기들의 디자인이라던가 다 좋습니다. 심지어 주인공의 일방적인 학살씬까지 간지가 철철 넘치죠. ost도 아주 잘 뽑음.

지구의 비밀이야 뭐 어느정도 이런 물건 본 사람이면 쉽게 알 수 있는 복선이었지만 마지막까지 아주 철두철미하게 연출과 전개로 끌고나간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전 스토리라이터 개인이 이 모든 걸 조절할 수 있다는 생각까진 안 하지만 그래도 우로부치가 개입을 한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들의 차이라는 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생각을 들게 하는 것 중 대표적인 하나가 바로 이 작품. cliifhanger라는 걸 정말 잘 써먹어서 자칫 잘못하면 좀 늘어질 수도 있는 작품을 잘 이끌었습니다.

음 근데 레도 하렘 정도는 차리게 해줘도 되지 않냐.

1위 오레가이루.
솔직히 이 작품을 1위에 둘 수 밖에 없었다.

1기 5화의 독백을 들은 이라면 이걸 고를 수 밖에 없어.

사람들은 오레가이루 1기를 캐릭터 디자인이 별로 싼티가 난다 하지만 전 2기보다 1기를 더 고평가합니다. 분명히 중간중간 작화가
불안정하다거나 인삐가 난다거나 하는 게 있지만 하치만의 썩은 눈과 껄렁거리는 태도, 그리고 약간은 허접한 이 작화에 어울리는 스토리 등등 종합평가는 그냥 작화만 왕창 좋아진 2기에 비해서 전 훨씬 더 흡입력 있게 봤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다루는 스토리도 1기 파트인 1부가 가장 강렬하죠.

진짜 2010년대 아싸계의 초신성이자 전설로 남은 히키가야 하치만과, 이 작품으로 제대로 히트쳐서 이후로도 꾸준히 얼굴을 비추는 에구치 타쿠야의 혼연일체 연기는 두 말 할 필요가 없는 최고급인 작품.

2013년은 정말로 오레가이루의 해였습니다.

오늘 언급한 작품들 중에서 1~4위는 사실 애정으로만 보면 다 비슷비슷하게 좋아하지만 아직도 있는 중2 감성에 다이렉트 히트는 역시 이거죠.


덧글

  • 카린트세이 2020/08/06 19:04 # 답글

    오레가이루 1기의 평에 적극 동감합니다!! 2기가 나올때 즈음이면 라노베 연재도 중/후반기에 들어설 즈음이고, 모든 장기연재의 특징인 그 특유의 늘어짐(..)이 2기에도 전염된게 아닌가 맘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덤으로 2기 들어오면서 이로하스(...)와의 꽁냥도 영향을 끼쳤을거구요(웃음)
    취성의 가르간티아는 당시 저도 꽤 즐겁게 보았습니다. 사실 전 우로부치 겐을 모르고있다가 마도마기 3편에서 호되게(...) 당한 사람이여서, 사실 꽤 걱정하며 봤었습니다. 의외로 깔끔하고 희망찬 1쿨짜리 SF 아니메여서 놀랬습니다만(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2기가 나와서 레도와 에이미의 연애담도 좀 나오고 했으면 더 좋았을뻔했네요
  • 라그힐트 2020/08/07 15:43 # 답글

    히라이 히사시 디자인이 그렇게 까지 욕먹을 건 아니라고 보는데... 시드, 시데 덕분에 안티가 너무 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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